OTP 발생기에 얽힌 웃긴 경험

최근에 제 컴퓨터에 키보드 입력 시 에러가 발생, 원인을 찾지 못해 바이러스 감염을 염두에 두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윈도우즈를 다시 설치했습니다. 하여튼, 컴퓨터가 좀 말썽을 부렸습니다만,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정상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컴퓨터가 정상화된 이후 처음으로 모은행 웹사이트에서 송금(이체) 중, 암호가 발생되는 OTP 발생기의 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세지가 모니터에 떳습니다. 그래서 OTP 발생기의 번호를 봤더니, "LE569L".

 

좀 이상했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암호 숫자는 여섯자리였는데, 이상하게 영문이 섞여 있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은행에서 좀 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숫자 외에 알파벳을 섞는 시스템으로 변경했을 것이라고 판단, 이 암호 "LE569L"를 입력했습니다.

 

그러나 이 암호 "LE569L"은 절대 입력이 되지 않았고 저는 순간, 컴퓨터가 100% 복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복구 담당 직원을 불러 "정말 이러기냐?", "나 물먹이냐?"면서 투덜거렸습니다.

 

그런데, 순간, 가만히 제 손에 쥐어진 OTP 발생기 옆의 은행 이름을 보니, 거꾸로 인쇄가 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왜 OTP 발생기 위에 은행 이름과 로고가 거꾸로 인쇄되어 있지?"하고 되집는 순간, 저는 제가 OTP 발생기를 거꾸로 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됐고, 입력되지 않던 그 문제의 암호는 "LE569L"이 아니라, "769537"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컴퓨터를 복구해 준 담당 직원에게 너무너무 미안했고, 저는 이 일로 혼자 얼굴을 파묻고 한 참동안 웃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배가 아플 정도로 말이죠.

 

OTP 번호 발생기 디자인을 위 아래 구분이 더욱 쉽게 바꿔주세요.